문호와 알케미스트 무대 6탄~희작자의 주명곡(소나타)~감상

*/Memo2023. 3. 6. 23:58

희작자(戯作者): 희작을 하는 사람. 특히, 江戸 시대 후기의 통속 문학 작자.

 

2023년 2월 21일 화요일 6시

문호와 알케미스트 무대(bngk)의 6탄을 이번엔 현장에서! 감상했습니다. (+스트리밍 구매)

 

22년 11월 23일에 뜬 6탄 상세 예고 트윗에 적힌 오시의 이름을 보고나서 '이건 현장에서 보지 않으면 후회한다'라는 생각밖에 할 수 없었고 그렇게 3개월정도 지난 후 저는 일본 시나가와 Stellar Ball에 앉아있는 괴현상을 경험했습니다............... bngk라는 '오시가 2시간 내내 끝도없이 움직이면서 감당안되는 실시간 공급 제공'이라는 미디어 믹스에 시게지를 참전시켜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동안 쭉 스트리밍으로 보던 bngk도 좋았지만 역시 현장의 공기를 함께 느끼고 마지막에 박수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건 너무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에너지는 최고...

 

최대한 평등하게 감상을 남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시게지의 이야기가 정말 많아졌어요. 

그래서 pro조 관련 감상은 따로 분류했습니다. 

 

**이 아래부터는 스포일러 가득한 감상입니다**

깊은 감상보다는 단순한 감정의 메모에 가깝습니다

쓰다보니 길어졌습니다... 매우 길어요...!!!

 

bngk6 통합 후기 및 기록

더보기

자세한 후기를 쓰기 전에 bngk6에 대한 생각을 먼저 짧게 정리.

 

이번 무대를 보고 나와서 '이건 추모의 이야기구나...'하는 생각을 제일 처음 했어요.

이미 많은 분들이 한 이야기지만 이번 무대는 각 회파의 중심 인물이 빠진것만이 아니라, 그 인물이 죽은 뒤 살아갔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예외가 주역인 odsk. 다들 누군가의 부재에 좋든싫든 익숙해져있고 긴 세월동안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었는데 odsk만 그 기회를 갖지 못한 인물이죠.(단편 만우절도 추모의 이야기지만 문호와 알케미스트로 한정시킨 이야기입니다!)그런 odsk가 경험하지 못한 dzi의 죽음을 처절하게 실감한 뒤, dzi의 추도문을 똑바로 읽을 수 있게 되는 이 흐름이 정말 좋았어요. 친구의 죽음을 먼저 올바르게 받아들여야지 그 친구가 자신의 죽음에 대해 남긴 마음을 마주볼 수 있다는 느낌...

 

항상 밝은 모습을 보여줬던 odsk를 dzi를 찾아 헤매는, 불안정한 캐릭터로 설정한 것도 이런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 만든 무대 특유의 odsk인거 아닐까 싶어요. 무대만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게임의 설정과 다른 캐릭터 빌딩을 하는 이 bngk를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이번 odsk가 그 지점을 너무 잘 보여줬다는 느낌. 이런 모습도 매력적이야... 아니? 오히려 더 좋아. 사실 난 odsk의 불안함이 보고싶었던걸지도 몰라!! 싶어지는 모습이라 정말정말 최고였어요. odsk가 일부러 더 밝은 모습을 보여준다는게 확 느껴진 각성 반지의 편지 내용도 마음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2시간동안?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런 불안함 속에서도 odsk의 올곧음 역시 제대로 빛난 부분들이 소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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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할때 odsk가 당당하게 무뢰파 문학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금방 너스레떠는 모습으로 바뀌는게 정말 귀여웠어요. '이게 바로 odsk야!'하는 모습. 그리고 이 때 말한 (의역) '해가 들지 않는 사람도 살아도 괜찮아'라는 말이 우리 장르에서 바라보는 odsk의 문학이구나, 싶어서 정말 좋아요. 그리고 odsk는 계속 프롤레타리아 문학처럼 누군가를 위해서라는건 멋지지만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충분히! 프롤레타리아처럼 싸우진 못해도 소외된 사람들을 제대로 포용하는 문학을 했으니까... 자신감을 가져줘~~...

 

dzi를 찾으며 시작되는 무대

정말 너무한 도입이지만 이 사건을 대하는 모습에서 각각의 캐릭터가 잘 드러나서 좋아요

안절부절하는 odsk나 굳이 이럴 필요가 있어? 싶은 안고. 전심전력으로 갸와즈랑 같이 동참해주는 상냥한 신페... 어딘가 여유로워보이는 pro조의 모습도!! 그리고 dzi를 찾아달라는 초면인 odsk의 부탁을 아무렇지않게 받아들이고 뛰어다니는 dn의 모습이... dzi가 소중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같은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osdk에게 이미 동질감을 느낀 거 아닐까? 싶었어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몰라...

 

그리고 찾아온 첫 침식. 게공선.

마치 게공선의 첫 문장처럼 "어이, 지옥으로 가는 거야."라고 말하는 것 같은 작품 선정이라고 느꼈어요

그나저나 이번에 침식된 책을 표현하는 방식 너무 세련되지 않나요? 지금까지의 연출 모두를 좋아하고 종이에 프린팅된 글자를 들고있던 초반 무대도 최고였지만, 무대장치에 미리 붙어있는 글자를 빛으로 조명해서 책 제목을 만드는 연출... 이런 천재적인 발상은 누가 하는건가요? 무대미술 스태프 여러분 감사합니다... 저는 또 무거운 기대감으로 제작진을 살해하는 특무사서가 되었어요

또 스트리밍으로 다시 보면서 보였던 디테일?은 이쯤부터 대사에서 안고는 당연하게 dn를 'bri 대표' 라고 부르지만 odsk는 dzi랑 안고랑 나랑 셋이서 술 마시고싶어~ 라면서 dn에게는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게 보여지던 것...

 

OP

여기에 남길 말은 하나 뿐입니다

odsk 나와서 싸우다가 칼 쥐고 시그니처 포즈를 할 때... 테헤페로를 합니다 (유언)

성인남성의 페로. 를 위해 몇번이고 영상을 뒤로감기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칼군무로 춤추는 앙상블도 정말 좋았어요! 이번 극의 앙상블은 정말 여럿이서 하나라는 감각이라(무서운 의미로...) 최고였습니다.

 

게공선

지금까지 무대에서 묘사된 책 속의 풍경 중 제일 살벌한 공간이었죠 춥고 흔들리고 사방이 바다고...

책 속을 묘사할 때 작가 각각마다 다른 포인트가 언급되는게 정말 좋은데 프롤레타리아의 문학은 '역동성'으로 표현되는걸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시게지랑 스냐의 책도 꼭 무대에서 볼 수 있길!!

그리고 실제 노동자와 싸우게하다니 이런 잔인한 발상 누가한거죠? 각본가인가요? 

침식자인가 착각하는 둘과 다르게 조종당할 뿐인 노동자라는 걸 알아보는 pro 둘이라는 디테일도 너무 좋고 괴로워요

또... 흔들리는 배라는 전장이 문호들에게만 핸디캡으로 작용하는 게 아니라 조종당하는 노동자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치는 모습에서도 '잔인한 사람...' 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들도 그냥 이 갑판 위에서 흔들리는 존재인거죠........ 

이 외에도 전투 장면의 효과음이 제대로 dn과 스냐의 전투때는 샥, 하고 베는 소리도 들어가는데 시게지나 신페의 경우는 팅, 하고 무기끼리 부딪히는 소리로 이뤄져있는게 마음에 들었어요 싸움을 대하는 태도가 보여!

 

odsk가 말한 지키고 싸우는 것에 익숙한 프롤레타리아 문학 작가라는 모습을 정말 잘 보여준 전투 구성이었다고 생각해요. 싸움이 능숙한 게 아니라 계속 마음이 꺾이는 일이 일어나도 몇번이고 소중한 것을 위해 일어나는 자세... 대사들도 "왜 다시 이런 일이..." 라는 감정이 느껴지면서도 이게 지긋지긋하거나 질렸다, 라는 느낌이 아니라 여전히 생생한 분노를 태우고 있다는 방향성이라 이런게 pro조구나...!! 

 

(이쪽의 자세한 감상은 밑에 있는 pro조 파트를 봐주세요)

 

귀환하기 직전과 돌아온 뒤의 bri의 필살 만담 파트 최고예요

dzi와 dn의 듣는 사람도 당황하게 만드는 온갖 일화를 순식간에 전달해주는 무대

불타는 집 이벤트때도 둘의 동반자살 이야기 듣고 벙찌는 담당은 odsk였는데 여기서도 또ㅠㅠ

동반자살과 아타미 이야기는 정말 언제들어도 새롭게 웃기고 충격적이란걸 또 느꼈습니다...

진짜 전혀 익숙해지지 않음.

 

하아~~~ 도와준 dn한테 가서 무릎꿇고 머리 숙이면서 감사인사하는 스냐가 정말~~ 이 둘 조합 엄청난 "남자" "양기" 예요

또... 뭔가 이야기할때 계속 빠졌지만 이번 극의 신페의 존재가 너무 소중해요!! 다들 힘이 빠질 쯤에 등장해서 북돋아주는... 

bngk6의 인선이 떴을때부터 기대했던 요리 장면도 신페가 샥샥 끌고가주는 게 최고~

단류쿠킹 댄스 클립 소장하고싶다 (블루레이 주문)

 

다들 요리하러 우르르 뒤로 빠진 뒤에 안고한테 슬쩍 질투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odsk...

위에도 말했지만 이번 무대의 앙상블은 정말 하나가 되어서 움직이는 개념적 이미지였는데 그와 반대되게 odsk가 엄청나게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게 좋죠... 개인적으로 자신의 약함, 질투, 이런걸 인정하는 게 정말 사람답다고 느껴요. 이 장면의 odsk는 아직 인정까지는 못했지만 속에 묻어두는 게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친구한테 털어놓을 수 있다는 점이 충분히 "강하다"

 

무대 3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각본가님이 트위터에 6의 약수는 1, 2, 3, 6 이죠. 라고 남긴 글을 보고 정말 그때부터 엄청 겁에 질린 상태였는데 이렇게 찌르고 들어오는구나~~~ kthr선생님이 등장하면서 확 뒤집어지는 분위기가 좋아요. 음악에 조예는 없지만 검색해서 얻은 정보로는 소나타가 제시-전개-재현 3부 형식으로 구성된 기악곡을 부른다고 하더라고요...??? 이번 무대를 3부로 나누자면 여기가 2부로 돌입하는 시점인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자세히 음악적으로 따지면 틀린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어쨌든... 모르니까 즐거워지는 순간도 있는법이니까요) 지금의 도서관은 3 이후의 도서관이구나? 도서관은 여럿 있지만 문호는 한명이 여럿 존재할 수 없는 설정이구나... 기타등등 생각해야하는 정보가 훅 늘어나는 시점. 그리고 이 혼란을 몰고오는 kthr라는 존재가 최고.

3을 봤을때도 느꼈지만 kthr선생님의 배우... 정말~~ 얼굴이 좋아요. 성스럽다. 자애롭다. 종교화같은 얼굴

 

좋았던 포인트 기록

-kthr선생님에게 갸와즈 소개시켜줄때 손 말랑말랑 만지는 선생님

-갸와즈도 착실하게 냠냠 카레를 먹고있는 부분

-dn이 kthr선생님이 오실 줄 알았다면 준비할걸~ 하던 장어 찜이 고향음식이라는 것

-최후의 만찬 자리에서 당연하게 예수님 자리를 차지하는 kthr선생님...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옆에서 왈츠 추는 앙상블들... 고귀해

-지식에 대한 욕구가 많은 시게지. 경험치를 요구하는 Lv.5의 모습.

-음식 상 치울때 미련 못버리고 어어어~ 따라가는 odsk

 

정말 할 말 많은 장면이지만 개인적으로 다시 볼 때 눈에 들어온 디테일: 신페가 kthr선생님을 의지하고 존경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3의 선생님이라면 조금은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셨을텐데 너무 당연하게 그 존경을 받아들이는 tkhr...! 게임 도서관이라면 이런게 당연하겠지만 우리가 무대에서 봤던 kthr는 마왕이 아니었으니까요? 좋은 기믹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때 안고랑 odsk가 나눈 무뢰파 문학에 대한 이야기도 최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강하게 주장하는 상쾌한 느낌의 문체가 좋아서... 무뢰파 문학 중에서는 사카구치를 제일 좋아하고 다자이나 오다는 조금 읽으면서 취향은 아니야~ 라는 생각을 했는데 문호와 알케미스트에서 해주는 무뢰파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나면 '그래도 다시 읽어볼까?'하고 계속 이 작가들을 찾게 돼요. 이렇게 진지하게 이 작가의 문학은 이래서 좋아, 이런 시선을 갖고 있어 최고지~?! 이야기를 하는데 어떻게 안읽겠어요. 읽을게 읽을게!! 

 

불량소년과 그리스도

제목이 뜬 순간부터 "앗 죽었다" 싶었어요. 정말...? 이 책 이야기를 할 거야...? 진짜로...?

앞에 나온 게공선의 세상은 새파랗고 역동적인 세상이라면 불량소년과 그리스도는 붉은 노을빛으로 가득찬 고요한 세상이라는 대비감도 좋았다... 그리고 이쯤부터 활용하기 시작한 dzi의 붉은 하오리가 정말...! 눈을 사로잡는 강렬한 색상에다가 누가봐도 dzi라는걸 알아보는 상징적인 옷이라는게 dzi라는 인물상과 캐릭터 디자인이 잘 맞아떨어진 결과물같아요. 나중에 등장하는 낫이랑 함께 보면 '그 곳에 있지 않아도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시끌벅적 요란한 사람. 어떻게든 사람을 끌어당기는 존재' 이런게 확 느껴지는 요소들...

 

...나왔다~!!! 문호와 알케미스트 전매특허 "소중한 사람의 모습을 한 침식자를 공격할 수 있는가" 

여기서 dn은 공격할 수 있고 odsk는 할 수 없다는게... 이것도 dzi를 떠나보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는지에 대한 차이가 드러나는 부분으로 느껴져서 좋아요. 그야 dn은 바다까지 들어가서 그가 없다는걸 확인했지만 odsk는 아직도 생전의 dzi의 광대 짓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이니까... 이 혼란이 이어져서 dzi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상황까지 흘러가는게 정말 최고의 괴로움이에요

 

...

잠서 실패와 점점 심해지는 odsk의 의심암귀 그리고 그걸 들어버린 dn...

이때 무대 상단 그림자 연출에서 보이는 모습이 dzi의 망토를 두르고 dn의 무기를 든 사람의 형태라는게 odsk의 의심이 신빙성 없는 이야기라는 걸 간접적으로 전달해주는듯 해서 최고였습니다. 이번 극의 MVP는 그림자 아닌가요? 

 

마지막 3부로 넘어가는듯한 이 파트에서 좋은 디테일이라고 생각한 건 odsk의 책이 침식된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부분이었어요. 그 동안 조명으로 책 제목을 비추던것과 달리 앙상블이 붉은 실로 제목을 휘감는 부분이나, 앞서 안고의 책이 침식당했을 땐 신페가 직접 책을 들고 와서 침식을 알리는 것에 비해 odsk의 침식 때는 kthr선생님과 odsk의 이야기 그리고 침식자의 개입으로 "청춘의 역설이 침식당했다!"라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등등. 이런 걸 곱씹다보면 무대장치에 이미 책의 제목이 붙어있었던게 상당히~~ '이미 노리는 대상은 정해져 있었다'라는 이야기로 읽혀요. 

 

그리고 하이라이트로 가면서 항상 후기에 남길 말이 없어집니다

흥분으로 기억과 어휘력이 함께 증발되는 것도 있고 말로 표현할 길이 없어서...!

 

좋았던 포인트의 단편적 기록

 

-최후의 만찬을 세번정도 반복하는데 두번째 때 포지션은 각각

신페(바르톨로메오) kthr(유다) 스냐(동생 야고보) 시게지(마태오) 오다(시몬)

마태오 포지션의 시게지. 최고.

세번째는 아예 odsk가 예수 kthr 유다로 대놓고 보여주죠... 예수이면서도 유다인 사람이 있어도 되는건가요?

-가짜kthr가 도서관에서 쌍권총을 꺼내드는 장면 정말 너무해요!!! 검집과 칼로 유사 이도류까지 보여주다니 이래도 되는건가요? 

-그... 시게지... 이래도 돼요...? 저 이거 봐도 돼요...? 

-후반부에 밧줄에 목 걸고 제법 긴 시간동안 멍하니... 서있었던 odsk도 너무 괴로운 부분. 그런 dzi나 할거같은 행동을..!

-책 밖에 없는 세상에서 각자 손에 들고있던 책은 odsk:타락론, 안고:dzi 전집.

타락론 인용구

살아남아라, 타락하라. -타락론
타락 자체는 나쁜 것임에 틀림없지만 대가를 치르지 않고 진실을 찾기는 어렵다. 피상적인 미사여구만으로 진실을 보상하기는 어려우니, 살과 피와 진실된 비명을 걸지 않으면 안 된다. 타락해야 할 때는 온전히 거꾸로 떨어져 내리지 않으면 안된다. 도의를 퇴폐케 하고 혼란을 부르라. 피를 흘리고 온 몸에 독을 바르라. 우선 지옥문을 통과하고서 천국을 향해 기어오르지 않으면 안 된다. -속 타락론 (최정아 역)

 

-dzi와 안고의 책을 손에 들고 있어야하는 자리로 돌아가는 odsk... 아무리봐도 이 책 두권이 odsk의 칼이 되었다고밖에 생각하게 돼요... 

-불량소년과 그리스도의 장면. 이건 각본가님이 남기신 글이 정말 최고기 때문에... 이곳에 저장 겸 달아놓습니다.

https://twitter.com/koutaroyositani/status/1632601207704539136?s=61&t=PA9KYHecpkYhLNgVfUT9AQ 

 

트위터에서 즐기는 吉谷晃太朗

“文劇が思い出させてくれる大阪人の粋について|Koutaroh Yoshitani #文劇 @koutaroyositani #note https://t.co/H45w8fZSr4”

twitter.com

-odsk의 싸움은 정말 경쾌해서 보면 즐거워져요 정말 자기의 문학과 같은 싸움을 하고있어...

-dn한테 제대로 사과를 남기는 odsk의 강함. 그냥 넘길 수 있고 dn도 그정도는 이해해줄텐데 이런 건 확실하게 해내는 나니와 남자의 멋짐. 글을 쓰고 타인의 감정에 예민한 작가들이라서 그런걸까요 선생님들은 자기가 남긴 말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으면 절대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는 것 같아요. bngk4에서도 다같이 사과하는 장면에서 느꼈는데... 확실하게 자기의 언어로 전달하는 모습이 좋아...

-둘이 쓰러져서 일어나지 않을때 정말... 천장 쳐다보면서 "흰 천만 안 내려오면 돼!! 그러면 살아날 가능성 있어!! 오케이. 천 안 떨어졌어!! 다시 돌아올거죠?!?!" 이런 마음이었는데.......... 어라.................? 사실 생각해보면 bri의 싸움은 최악의 상황에서 다시 일어서는 힘이니까... 끝이라고 생각할 때 다시 일어서서 싸운 뒤 모든걸 마무리 짓는다면 퇴장하는 모습이 어울릴지도 몰라요. 그치만 다같이 웃는 모습이 보고싶었어.

-신성하다 신이다 종교화다 소리를 질렀더니 진짜로 神이 되어버린 tkhr선생님.

-빵야. 이거 제가 맞은거같습니다만? (4의 데자뷰)

 

 

언제나 그렇지만 너무 괴롭고 그러나 아름다운 이야기였습니다. '살아가자'라는 이야기를 이렇게 멋지게 해주는 장르... 좋아해요 진심으로! 또 dzi역의 히라노 료 씨가 참가한 애프터 토크를 들을 수 있어서 기뻤어요~~!!

짧게 언급하자면 히라노 씨가 이 무대를 보면서 느꼈다는 "이게 죽음이구나" 하는 감정이 정말 이번 무대를 관통하는 한 문장이 아닐까 싶었어요. 전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닿을 수 없고, 그래도 dzi가 남긴 문학을 통해 다시 일어나는 bri의 모습이... 언제나 무대를 보고 나면 특무사서의 마음만이 아니라 '문학을 좋아하는 한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는 점이 감사해요. 

 

그리고~ 애프터토크 때 멀리서 오신 분~? 하고 농담을 던지셨을 때!! 진심으로 "한국에서 왔어요!"를 외치고 싶었어요.

애정 자랑을 하는 게 아니라, 이 무대를 이렇게까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걸 전하고 싶어서...

다음 극. 2024년의 7탄도 가능하면 현지에서 보고싶어요! 과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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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조 관련의 조금 긴 이야기

더보기

오시니까 조금 조명해서 이야기하자면 무대의 시게지... 헐렁한 개그에도 잘 웃는 캐릭터가 된 점이 너무 귀여워요!

이번 극의 주인공은 bri니까 시게지가 게임의 모습처럼 예리한 캐릭터라면 스냐랑 같이 달려가서 침식자 대가리 깨고 돌아왔겠죠? 그럼 안되는거지... 난이도 조정된 오시의 모습. 소중해요. 지키고 싶은 미소... Lv.5 시게하루.(아야나님의 발언)

메타적인 이유를 제외하면 도서관에 와서 처음부터 스냐랑 함께 지낸 시게지라 이런걸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타키나 스냐 둘 중 누가 시게지에게 더 좋은 영향을 준다, 이런 이야기가 아니라 '과거를 계속 곱씹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시게지의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힘을 믿고 기다려주는 타키지와 "뭐 하고 있는 거야~!" 하면서 강제로라도 꺼내주는 스냐. 둘 중 누구를 먼저 만나고 같이 지냈는지... 이건 시게지를 조금 다른 시선으로 도서관에서 생활하게 만들 것 같아요. 무대의 모습은 조금 더 즐겁게 초심을 생각할 수 있는 시게지인게 아닐까... 그치만 아직 뭔가 '과거를 직면한' 시게지가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다루는 무대가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대신 3의 배수 뭐 9나 12 그런 불길한 숫자 말고 적당히 bngk8쯤에 pro조 무대를 내줘~ 하고 외치고 있습니다.

 

게공선 

아무래도 오시가 시게지라 엄청 시게지를 쫓으면서 봤는데... 이건 저의 착각일지도 모르고 연기의 디테일이 아닐지도 모르는, 그러나 저의 기억 속에는 분명히 존재하는 한 장면의 이야기: 비틀비틀 싸우던 시게지가 칼을 손에서 놓았는데 손잡이인지 체인에 걸려서 떨어트리지 못하고 다시 칼을 쥐는 부분이 있었어요. (다시 말하지만 제 착각일지도 모르는 부분) 그러나... 너무너무 시게지스러워서 잊을 수 없는 장면이에요. 게임에서는 반지:총 일러스트처럼 절대 놓지않겠어, 라는 각오처럼 느껴지는 체인이 이런식으로 놓고싶어도 놓을 수 없는 장치로 작용하는게 좋았습니다. 

이번 극의 시게지가 난이도 조정된 LV.5로 보인다는 이야길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본질에 대한 탐구를 계속하는 캐릭터인것도 최고예요. 꾸준하게 의문문을 뱉고 침식자의 의도를 궁금해하는 등... 맞아~ 이런 시선이 바로 시게지야!! 하고 계속 두근두근거린 포인트였어요. 

...그리고 전... 상냥함이라는 말을 너무 좋아해요... 시게지의 너무너무 상냥한 모습과 그런 사람이기에 더욱 강렬하게 느껴지는 예리함과 냉정함을 사랑하는데 이렇게까지 '상냥함'을 최고로 끌어올린 말랑말랑 시게지를 보게되다니 감사합니다...........

침식자 앞에서 무기를 내려놓는 장면에서 그대로 기절할뻔했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패턴의 장면을 시게지로 볼 수 있다니???

시게지의 무모한 상냥함을 뒤에서 바라보는 스냐도 든든했어요. 비록 저게 통하지 않을거라고 외치곤있지만 스냐도 바라는 건 싸우지 않고 대화로 해결하는거겠죠? 스냐 역시 시게지의 상냥함을 좋아하고 믿으니까 뜯어말리는게 아니라 지켜봐준거라고 생각해요.

거짓말이었지만 잠깐의 평화를 진심으로 기뻐하는 pro조의 모습도 소중해요. 게공선 잠서 내내 '이런 싸움 익숙해!'라고 이야기했지만 투쟁이 익숙한거지 좋은건 아닐테니까... 

🥺스냐가 물에 빠진 뒤에 분노 게이지 차서 싸우는 시게지도 최고. 화났다고 직접 말로 경고하는 상냥함.(상냥함이란?) 엄청 빙글빙글 돌면서 싸우는데 다리가 너무 길지 않나요? 코트의 장점을 정말 잘 살린 전투씬. 시게지가 침식자에게 칼을 꽂자마자 온통 파란빛이었던 세상이 붉게 물드는 조명 연출도 엄청 기억에 남아요... 하... 스냐 물에서 끌어올릴때 시게지는 너덜너덜해서 같이 끌어올리지는 못하고 천천히 스냐에게 걸어올라가는 것도 뭔가 마음 아파서 개인적으로 특히 좋아하는 장면. 

정말 신기했던건 스냐 배우분이 그렇게 작은 키가 아니잖아요? 그런데도 확실하게 키가 작은 사람으로 느껴지는게... 배우라는건 정말 엄청난 직업이군요... 그냥 키가 작은 소년. 이런 것도 아니고 키가 작지만 제대로 단단한 몸을 가진... 내용물은 어른인 그런 소년으로 느껴져서 이래도 되는거야~~?? 그리고 팔뚝이 정말 건강하셔서 어라... 성인 남성의 팔을 이렇게 쳐다봐도... 이래도 되는거야~~??222

키 이야기 나온 김에... 잠서가 끝난 뒤의 보수실 장면에서도 시게지가 후회하면서 계단 한칸 아래로 내려가고 스냐랑 비슷한 높이로 눈을 마주하는 장면도 너무너무 둘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잘 보여주고있다고 느꼈어요. 좋다... 둘만 있어도 이렇게 할말이 많은데 타키지까지 오면 어떡하죠? 큰일났습니다.